새해 첫 수행법회가 끝난 후 오후 2시에는 정토회 수도권 자원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시무식이 열렸습니다.

한 해의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거행되는 의식인 시무식에 정토회의 공동체, 통일특별위원회, 행정처, 청년, 서초 법당, 서울 제주지부 활동가들 2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전국의 정토법당에서도 생중계로 함께 하였습니다.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의 인사 말씀을 들었습니다. 올해는 기해년 돼지 해로 ‘00 돼지’라는 인사를 많이 주고받고 있는데요. 대표님은 ‘우리는 수행자면 돼지’라는 인사말을 하여 다 함께 웃었습니다.

소설가 김홍신 님도 참석하여 새해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김홍신 님은 “시험 볼 때 컨닝하는 것은 나쁜 짓입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좋은 삶을 컨닝하는 것은 지혜입니다. 새해에는 법륜스님의 정신사를 베낍시다.”라고 재치 있는 제안을 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법륜 스님을 모시고 시무식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9차 천일결사의 마지막 해의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오늘은 2019년 새해 우리의 자원활동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올해가 제9차 천일결사를 마무리하는 해이기도 한만큼 소중한 한 해입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조금 더 행복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은 아픈 가운데서도 행복하면 좋겠고, 설령 하는 일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 안 되는 가운데서도 마음이 편안하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일이 잘 된다면 잘 된다고 들뜨지 않고 마음이 차분하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여러분 모두 올 한 해는 삶이 보람 있고 편안하길 기원드립니다.

우리는 첫째, 수행 정진해서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고, 둘째,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전법을 하고, 셋째,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겠다는 원(願)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아가는 과정에서는 우리 속에서 아직 힘듦이 있습니다. 그런 목표를 갖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이 활동을 조금 더 즐겁고 화목하게 하기보다는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만큼 올 한 해는 이 부분을 과제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올해의 주 과제는 9차 천일결사의 마지막 해인 만큼 지난 2년 동안 진행해 온 일들에 대해 성과를 내면서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동시에 여기에는 10차 천일결사에 대한 준비 과정도 포함됩니다. 그러니 올해 상반기에는 9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완성시키는데 매진하고, 하반기에는 마무리를 하면서 다음 10차 천일결사의 준비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합니다.

10차 천일결사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업무를 이어나갈 활동가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사람이 떠난 다음에 그 일이 사라진다면 일의 지속성과 연속성이 없어져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올해에는 우리가 하는 사업을 잘 마무리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을 다음 사람이 딛고 10차 천일결사에 더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어서 스님은 수행자로서 활동할 것을 거듭 강조하며, 활동가들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짚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지 일반적인 사회활동가가 아닙니다. ‘수행자로서’ 일을 해나간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오늘과 같은 시무식에는 대부분 활동가들이 참석을 하는데, 활동가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일까요?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고민이 아닐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집안일이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아내가 정토회에 와서 활동을 한다면, 남편, 자녀, 부모가 볼 때 ‘제정신인가?’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기가 쉽습니다. (모두 웃음)

직장에 나가면 돈이라도 버는데, 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들도 돌보지 않고 남편이 밖에서 일하고 돌아오는데 식사도 안 챙겨주면 남편 입장에서, 아이들 입장에서, 부모 입장에서는 불평을 할 만합니다. 그런데 또 ‘불평을 할 만하다’라고 받아들이면서 남편 비위, 아이들 비위, 부모 비위를 다 맞추려다 보면 일을 못하게 됩니다. 반면 일을 계속하려고 하면 집안일이 해결이 안 됩니다.

이럴 때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활동을 그만두는 것입니다. 그만두고 다시 집안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아예 집안일을 그만두고 공동체로 들어오던가요? (모두 웃음)

이 일을 그만두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집안일을 그만두고 여기 나와서 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럼 이 일을 하지 않았을 때는 집안이 평온했는가?’

이것을 한 번 물어봐야 해요.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가. 여러분들 아무 문제없었어요?”

“아니요.”

“네, 그때도 문제는 있었어요. 지금 관점에서는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막상 집에 있어보면 다른 갈등이 또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집을 정리하고 완전히 나오면 해결이 될까요? 이것도 하나의 해결책이긴 하지만, 막상 나와서 공동체에서 살아보면 잔소리 듣더라도 집에서 사는 게 잠자리가 조금 더 편하고, 먹는 음식도 더 낫습니다. (모두 웃음)

개인 생활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정토회에서는 모두에게 공개된 대중 생활을 해야 하는데, 집에서 살면 밤늦게 들어가더라도 아침에 다시 나올 때까지는 사생활을 즐길 수 있잖아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공동체로 들어와서 살지 못하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말로는 ‘자식이 어떻고, 남편이 어떻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 거기에 그만한 이익이 있는 거예요. (모두 웃음)

그걸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야 합니다. 아예 집을 떠나서 나온 출가자보다 이렇게 집안 일과 정토회 일을 두고 그 사이에서 번민하는 여러분들이 이 문제를 극복하면 수행의 도가 더 높아집니다. 여러분들이 이 양쪽의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할 일도 다하고 가족의 불평도 다 받아주어야 해요.

내가 할 일은 다하고, 집에 들어가서 늦게 왔다고 남편이 불평을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아이들이 불평을 하면 ‘아이고, 미안하다’ 하고, 늦게 들어가더라도 밥하고 빨래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또 할 일이 생기면 나오고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뚜렷하면, 전적으로 지지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70~80%는 결국 가족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하는 활동은 모두 세상을 위한 좋을 일들입니다. 가족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우리가 어디에 정신이 팔려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천국에 미친 것도 아니고, 구원이나 내생에 미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지, 어느 유혹에 미쳐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나라와 지구 전체를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만약 우리가 월급을 받고 이 일을 한다면 가족들도 아마 이해를 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이 그 정도의 가치밖에 안 되는 일일까요? 제가 보기에 우리는 지금 월급보다 훨씬 더 큰 가치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게 우리 호주머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예요. (모두 웃음)

이렇게 생각하면 남편과 아이들과 부모 입장에서 짜증내고 불평하는 게 이해가 되잖아요. 하지만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과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 있고, 돈으로 쉽게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세상에 유익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반대를 해도 내가 갈 길을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자꾸 꼼수를 부려서 빠져나가려고 하지 말고, 원(願)을 세워서 꾸준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할 때 활로가 생기고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그러지 못하고 자기 업장을 손에 쥐고 까르마에 끌려다니면 문제가 안 풀립니다. 일을 하면서 이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일과 수행의 통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활동하는 것은 수행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총무를 아무도 안 하려고 하지만 막상 총무를 하고 3년이 지나면 ‘총무 소임이 수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다들 말합니다. 총무를 맡으면 마치 모든 책임이 총무에게 있는 것인 양 사람들이 덤비기 시작해요. 그러다 보면 중간에 관둘 수도 없고 모순에 빠지게 되죠. 그때 관두면 수행이 안 되는데, 어떻게든 붙들고 있다 보면 뛰어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극복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모두 웃음)

답답하면 우물을 파게 된다고 모순이 극한에 달하면 도가 탁 트이는 순간이 옵니다. 한 순간 깨닫고 나서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가 왜 그것을 붙잡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 한 해는 이런 관점을 가지고 각자 하시는 일에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나니 활동을 하며 겪는 어려움이 모두 기회로 느껴집니다. 새해에는 정말로 신나게 일해봐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일었습니다. 모두 크게 공감하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대중들은 소중한 가르침을 들려준 스님에게 새해를 맞이하여 세배를 올리고자 했습니다. 스님은 사양하며 합장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음은 부서별로 새해의 포부를 퍼포먼스로 발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해를 시작할 때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가 심각했기에 정토행자들은 한 해 동안 집회를 열고 캠페인을 하고 서명운동을 하며 평화를 위해 힘썼습니다. 다행히 평창올림픽부터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국면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2019년은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뿌리내리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고 평화의 분위기 속에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퍼포먼스에서는 2019년을 준비하는 이런 각 부서의 힘찬 결의들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다 함께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도 이어졌습니다. 정답을 아는 사람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춘 후 발언권을 주었는데요. 정답을 맞춘 사람에게는 ‘새벽 5시 기도권’, ‘매일 3백 배 정진권’ ‘주말 천배 정진권’이 부상으로 주어졌습니다. 매번 나와 신나는 춤을 보여줬던 월광 법사님은 “통일은 이렇게 신나게 하는 겁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손을 꼭 잡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했습니다. 올 한 해도 함께 수행의 길을 걸아갈 도반들입니다.

대중들은 서로에게도 삼배를 올린 후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수행하면 돼지”를 외치는 대중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내일 스님은 제30차 인도 성지순례를 안내하기 위하여 인도로 출국합니다. 이제 인도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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