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럽지구 해외정토행자대회의 마지막 날입니다.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마친 행자들은 공양팀에서 준비한 단호박죽으로 아헨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공양을 했습니다.

이어서 일감나누기 모둠활동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업주부 풀타임 활동가가 많던 30년 전에 비해 최근 6-7년 사이 저녁에만 법회 봉사를 할 수 있는 파트타임 활동가가 늘어난 것은 우리 사회의 변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정토회에서도 이에 맞춰 일감 세분화를 하게 되었다고 해외지부 상임 법사이신 선주 법사님의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또 ‘일’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결국에는 그 역시 우리를 성장시키는 수행의 도구라고 하시면서 법문을 듣고 배운 것을 실제로 체험하는 속에서 일과 수행의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모둠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런던 법회의 체계적이고 세분화되어 있는 일감나누기를 예시로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둠활동을 통해 여러 가지 일감 나누기 사례를 들으며 참신한 방법을 벤치마킹했습니다. 행자들의 적극적인 토론이 각 법회 현장으로 이어져 더 효율적 법회 운영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이어서 참가자들이 작성한 2박 3일간의 행자 대회 참가 소감문을 스님이 경청하셨습니다.

이번 행자 대회에는 정회원뿐만 아니라 각 지역 법당에 꾸준히 나와 기여를 하는 도반들도 처음으로 참관자로 참가했습니다. 그중 유럽 지역별 세 분의 소감을 소개합니다.

스위스 취리히 법회 권버미 님은 어제 즉문즉설에서 스님께 질문도 하셨던 분으로, 인생이 힘들면 무지개를 떠올리면서 힘을 얻는데, 이번 행자 대회에서 그 무지개를 보았다며 스승님과 도반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뮌헨 법회 임혜지 님은 산행을 가서 했던 1분 스피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까지 좋은 스승님과 좋은 친구들이었지만 계속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며 이제는 정토회가 추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함께하면서 행복과 자유로 나아가겠다고 소감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런던 법회 이순조 님은 큰 기대 없이 참석했는데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하시며, 입재식 법문에서 정토회의 정체성에 대한 스님의 말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습니다.

곧이어 스님이 회향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다음은 그 내용 중 일부입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일수록 수행을 해야 하는데, 정작 어려울 때 수행을 잘 안 합니다. 어려울 때 수행을 해야 그 어려움 속에서 괴롭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삶을 가볍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인생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요. 산에 가서 다람쥐가 사는 걸 보세요. 다람쥐가 삶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토끼도 누가 자기를 위협하거나 잡아먹으려고 할 때나 급해서 도망가지 그 외에는 한가해요. 소가 풀을 뜯을 때도 한가하게 뜯습니다. 이 한가하다는 게 중요해요.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아요. 풀이 뜯기 싫어서 인상을 쓰는 거 보셨어요? (대중 웃음) 그저 부지런히 풀을 뜯는데 조급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게 뜯어요.

이 조급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은 것이 바로 중도(中道)입니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조급해서 헐떡거리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게으름을 피우고 그래요. 한가하되 꾸준히, 조급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게 살아가야 합니다.

어느 정도로 꾸준히 해야 한다고요? (대중: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세월이 가든 말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해요? 그런데 며칠 해보고는 잘 안 된다고 다시 물으러 오고, 스님이 100일 기도하면 자기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100일이 지났는데도 잘 모르겠다고 하고, 1000일이 지나면 자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1000일이 지나도 안 변한다고 찾아와요. (대중 웃음) 이 길이 옳다면 그냥 꾸준히 가는 거예요. ‘언제 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지?’하는 생각을 아무리 해봐야 그 생각으로 인해 가는 길에 힘만 더 들지 정상에 도달하는 시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저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때가 되면 정상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저 꾸준히 나아갈 뿐입니다. 가다가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아가면 돼요. 이렇게 꾸준히 나아간다는 관점을 가지고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스님이 우리의 어려움을 모르고 저런 소리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도 어제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어려움들을 옆에서 다 들었습니다. (대중 웃음) ‘어렵겠다,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개인적으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외국인과 같이 살면서 이런 활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겪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렵기 때문에 수행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수행을 하는, 어려운 가운데 수행, 보시, 봉사를 하다 보면 그 어려움이 자연적으로 나에게 더 이상 어려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려움이 없어지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 어려움이 더 이상 어려움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이 끝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일이 많아서 바쁜 것도 괜찮아요. 그렇게 관점을 가지면 수행은 미룰 일이 아닙니다. 관점을 분명히 하고, 늘 밥 먹듯이 해나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일과 수행에 대한 관점을 다시 바로 잡아주신 스님의 회향 법문을 마음에 새기며 지난 2박 3일간 참가자들의 활동 모습을 담은 행자 대회 영상스케치를 감상했습니다.

지난 1년간 각 지구를 돌아보신 선주 법사님도 닫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법사님은 법회 지역별로 따지면 적은 인원 일지 몰라도 행자 대회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이니 티끌모아 태산이라며 기뻐하셨습니다. 또한 선주 법사님은 만일 기도 1-1차 때부터 정토회와 함께해오는 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지도법사님의 지도와 도반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어 지금 이렇게 모자이크 붓다가 될 수 있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활동하는 참가자들을 격려해 주셨습니다.

김선희 유럽지구장님의 회계보고가 있은 후 참가자들은 이번 행자 대회 준비를 위해 고생한 도반들에게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은 회향식이 끝나고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악수를 하셨습니다.

행자들은 공양팀에서 빚은 야채 손만둣국을 점심으로 든든하게 먹고 기차와 비행시간에 맞춰 출발했습니다. 스님은 남은 행자들과 함께 뒤뜰에 있던 텐트를 해체하시고 그릇 정리를 도와주시는 등 부지런히 마무리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시는 스님▲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시는 스님

공양간에서 설거지 마무리를 도와주시는 스님▲ 공양간에서 설거지 마무리를 도와주시는 스님

스님께서는 이번 행자 대회 준비로 수고한 유럽지구 총무들과 팀장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함께 아헨 시내로 저녁 산책을 나가셨습니다.

아헨 시청 광장에서 ▲ 아헨 시청 광장에서

유럽지구 총무 및 팀장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스님▲ 유럽지구 총무 및 팀장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스님

다음날 새벽 5시. 뉴저지 강연을 위해 공항으로 출발하는 모습▲ 다음날 새벽 5시. 뉴저지 강연을 위해 공항으로 출발하는 모습

스님은 유럽 지구장 김선희 님 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북미 지구 해외 정토행자 대회와 강연을 위해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내일은 미국 뉴저지 에디슨에서 스님 강연이 있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세경, 김경진, 권버미, 이시안, 이희정, 조태준

<스님의 하루>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이미지, 편집구성의 저작권은 정토회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내용의 인용, 복제는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