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4일 오늘은 제9차 천일결사 4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이번 입재식은 지난 3차 입재식에 이어 2번째로 생중계로 진행되는 입재식으로 부산울산지부와 경남지부가 부산 KBS홀에 참석하였으며 이는 전국 정토법당에서 생중계되었습니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동반한 영하의 추운 날이었지만 행사장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미소 띤 얼굴에는 기다림과 설렘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입재식을 여는 타종과 함께 한자리에 모인 정토행자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한목소리로 경건하게 예불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입재식에는 KBS홀을 가득 메운 부산울산지부와 경남지부 소속 1,600여 명의 정토행자들과 국내 전국 법당 및 해외 법당에서 모인 정토행자 4,400여 명을 비롯하여 모두 6,100여 명의 정토행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의 인사 말씀에 이어서 동래법당 이경미 님과 금정법당 장은주 님이 가야금과 대금 국악 2중주로 여는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우리 전통 악기에 어우러진 고운 아리랑 선율이 객석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정돈해주고 행사장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는 듯했습니다. 아름다운 무대에 매료된 청중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지난 백일동안 정토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토행자 100일간의 발자취’를 영상을 통해 보았으며 제9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 ‘백일의 약속’ 결과발표도 있었습니다. 영상 속에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작은 고사리손의 아이까지, 평화실현시민대회를 통해 평화의 물결을 만들었던 정토행자들의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 법은 희망의 작은 불씨”

이어서 창원정토회 의창법당 하영주 님이 감동적인 수행담을 들려주었습니다. 결혼생활의 외로움에 더하여 자신과 남편에게 닥친 병마에도 불구하고, 부처님 법을 만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고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지 않느냐며 지금의 가정을 수행의 도량으로 삼는 하영주 님의 수행담은 부처님 말씀을 다시 한번 새기게 하며 듣는 이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9-3차 백일기도 회향법문을 들려주었습니다.

“요즘 한국은 평화가 위협받고,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할수록 우리가 지난 반세기 이상 평화롭게 살아왔던 것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조금씩 알게 되지요. 그러나 사실 지금도 잘 안다고 할 순 없어요. 전쟁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고, 피난을 가게 됐을 때야 비로소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될 겁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꼭 그렇게 재앙이 닥치고 나서야 ‘정말 평화가 소중하구나’ 합니다. 그렇게라도 알면 그 또한 현명한 사람입니다.

어떻게든 전쟁의 위험은 없어야 됩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 상태입니다. 그냥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전쟁을 피할 수 없다고 할 만큼 높다는 거예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 위험을 막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이 난 이후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노력의 천 분의 일, 만 분의 일만 모아도 전쟁을 막을 수 있을 텐데, 그 천 분의 일, 만 분의 일의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결국 천 배, 만 배의 재앙을 받게 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습니까.

그렇게 되는 것은 사람들이 나빠서도 아니고, 전생의 죄 때문도 아니고, 사주팔자 때문도 아니고,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들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인데도 우리는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안에 사로잡혀서 자기에게 닥친 위험을 알지 못하는 거예요.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데도 작은 일에 빠져서 평화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거지요.

부처님께서는 이런 어리석음을 이렇게 비유하셨습니다. 나무에 매미 한 마리가 앉아서 울고 있는데, 우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마귀가 뒤에서 자기를 잡기 위해 노려보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마귀는 자기 앞에 있는 매미를 잡을 생각만 했지, 자기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을 못 한 거죠. 사마귀 뒤에서는 새 한 마리가 그 사마귀를 잡아먹으려고 따악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새는 사마귀 잡을 생각만 했지, 자기가 어떤 처지에 놓여있는지는 전혀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 새 뒤에는 사람이 화살을 쥐고 새를 향해 딱 겨누고 있었어요. 사람은 새 잡을 생각만 했지, 자기 뒤를 보지 않았는데, 바로 그 사람 뒤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와 같다는 거예요. 다 자기 눈앞에 보이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살리지 못해 결국 재앙을 자초한 겁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라는 게 뭐든지 내가 잘못했고, 내가 죄를 많이 지어서 ‘내 탓’이라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거기에 빠져 있어서 이런 위험을 알아채지 못해서 재앙을 몰고 왔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되는데, 얼마든지 피할 수도 있고 해결할 수도 있는데, 그 길을 가지 않고 괴로움으로 빠져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정진하는 거예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해서. 나아가 이 길은 내가 행복해지면 주위도, 이웃도, 나라도 함께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진리는 늘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길이에요. 그렇게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지속가능합니다. 나만 좋고 너는 좋지 않으면 과보가 따르고, 너만 좋고 내가 좋지 않으면 내 인내심에 한계가 생기지요. 그러면 언젠가 이 행복은 재앙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그러니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길, 그 길만이 지속가능합니다. 또한 지금은 좋은데 나중에 나쁘면 좋음의 과보가 나중에 나타나고, 나중에 좋을 거라고 지금 참고 견디면 나중에 복은 될지언정 지금이 힘듭니다.

이렇게 공간적으로는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시간적으로는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 그 길은 인연과보를 넘어서는 길이에요. 이 세상은 인연과보를 피할 수가 없는데, 이 도리를 알게 되면 우리는 인연과보를 넘어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건 없는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그 길을 가는 겁니다.

여러분들 개개인은 매일매일, 꾸준히 정진을 해서 자유와 행복을 늘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법입니다. 자기에게 좋은 옷을 입혀주는 게 사랑하는 길이 아니고, 좋은 음식을 먹여주는 것만 사랑하는 길이 아닙니다. 화장하고 귀걸이, 목걸이 달아주는 게 사랑하는 길이 아니고, 좋은 침대에 재워주는 게 사랑하는 길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기분 좋은 것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 아니에요. 그런 것들은 조금 있으면 다시 괴로움으로 떨어지는 원인이 될 때가 많습니다.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법은, 나의 행복이 지속가능하도록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비록 다 떨어진 옷을 입으시고, 남의 집에서 밥을 얻어서 드시고, 잠은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주무셨지만 언제나 자신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유지하셔서 이 세상 어떤 사람보다도 자신을 사랑하셨어요. 그리고 또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의 길을 안내해 주셨어요.”

스님의 법문에 이어 점심공양은 KBS홀 1층과 2층 로비에서 하였습니다. 건물 내에서 식사를 할 수 없는 것이 공연장의 원칙이었으나 추운 날씨를 고려해 공연장 안은 안되지만 로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도반들은 곳곳에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며 정겹게 도시락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공연장 입구 로비에서는 에코붓다, 월간정토 등 여러 부스가 마련되어 도반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점심공양이 끝나고 정토행자 한마당으로 2부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남지부 통일특위에서 흥겨운 첫 무대를 꾸며주었고 다음은 2017년도 동래법당 봄불교대학 저녁반 학생들이 춤과 노래를 준비해주었습니다. 객석에서는 노래를 따라부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즐거워하는 도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정토행자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입재식에서 생중계로 진행되는 첫 번째 시상식입니다. 통일상, 복지상, 환경상, 봉사상, 보시상, 정진상, 포교상, 대상 등 총 8개 부문으로 마련된 각 시상은 본 무대와 전국 법당에서 진행되었으며 영상과 사진으로 각 법당의 시상식 현장 모습을 전국에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된 입재식에 따른 새로운 모습에 객석에서는 신기해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예로운 정토행자상을 수상한 대전정토회 대전법당 전해종 님은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여동생이 생전에 남긴 말을 전하며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다음은 예비천일결사자 결의식이 있었습니다. 모두 598명의 예비입재자가 정토행자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새로 입재한 예비천일결사자들이 꾸준히 수행정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9-4차 입재 법문이 있었습니다.

“5, 60년 전만 하더라도 끼니를 못 먹어서 굶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옷이 없어서 외출을 못할 정도로 헐벗는 사람도 있었고, 겨울에 난방 못해서 추위에 떠는 사람도 있었고요. 그랬던 한국 사람들이 애쓰고 노력해서, 절대빈곤상태는 극복을 했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만약 남북 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게 되면 북한이 남한을 폭격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남한은 또 보복폭격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의 지난 반세기의 모든 노력은 잿더미가 될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희생될 거예요.

또, 우리가 전쟁난 뒤 재건한다고 노력해 봐야 우리 주변의 중국와 일본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도 한국이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는 아시아에서 낙오자가 될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전쟁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해야겠습니다. ‘이게 다 북한 핵 때문이다’, ‘북한은 아주 나쁜 놈들이다.’ 이런 생각은 할 수 있어요. 생각과 판단은 개인의 자유고 또 개인마다 관점이 다 다르니까요.

그러나 전쟁만은 안 된다는 생각은 우리 모두가 확고부동해야 됩니다. 불교의 가장 중요한 사상이 평화사상, 즉 비폭력(Ahimsa)사상인데, 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인도에서 현 시대에 재현된 게 간디의 평화운동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진정한 불자라면 감정에 격해서 ‘북한, 저거 아주 때려버려야 된다’는 소리는 하면 안 됩니다. 그건 수행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좀 감수하고라도 이 평화를 반드시 지켜내야 됩니다.

2월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크게 분쟁이 없을 것 같고, 3월은 패럴림픽이 있기 때문에 3월까지도 그냥 넘어갈 것 같아요. 그런데 3월 하순에 모든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다시 문제가 될 겁니다. 미국이 대규모의 군사훈련을 할 예정이거든요. 원래 3월로 예정됐던 군사훈련을 연기해서 4월에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 올림픽 기간 중에 북미 간에 뭔가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지난 가을, 겨울보다도 더한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번에 평화집회 했잖아요? 그때의 영상을 각국의 언어로 잘 편집해 놓았으니까, 평화를 원하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각자 SNS에 올려주세요. 그건 ‘한국 사람들은 정말 평화를 원한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여, 함께 기도하자’는 메시지가 될 겁니다. 그렇게 평화를 지키자는 지지자들을 많이 확보해야 됩니다. 북미 간에 대화가 잘 되면 몰라도 지금 잘못될 확률이 더 높은데요, 군사훈련이 처음에는 3월 말에 잡혔다가 4월 중순으로 연기가 됐어요.

그래서 아직 확정은 안됐습니다만, 3월 말이나 4월 초에 우리가 다시, 지난번보다 더 많이, 더 열성적인 마음으로 평화집회를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니 북한도 제발 핵무기 가지고 평화를 위협하지 마라. 미국도 전략적 최신 무기로 북한을 파괴하겠다는 위협을 하지 말고, 그런 군사적인 훈련도 하지 마라.’ 이런 우리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겠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람을 위로해야 될 텐데, 지금은 북미 지도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부 협박, 공갈이에요. 이들 몇 사람 때문에 우리의 삶이 위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그들을 위해서 우리가 기도도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도 보여줘야 됩니다. 다시 또 위기상황에 처하면 전국 단위의 행사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다시 평화집회를 해서 전국적으로 평화의 바람을 보여줘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입재식에서 이런 평화를 만드는 일을 같이 해 보겠다고 함께 다짐해 주세요.

2, 3월에는 많은 사람들이 불교대학, 행복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인연 맺어주는 일부터 하고, 4월이 되면 평화운동에 우리가 힘을 쏟아야 되겠습니다. 이것이 ‘제9차 천일결사 제4차 백일기도’의 실천과제입니다. 이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하시겠습니까?”

“(대중들) 예.”(모두 박수)

다음은 부산울산지부 활동가 ‘108 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합창단은 한반도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손에 손잡고’를 한마음으로 노래하였습니다. 어느 순간 스님과 정토행자들이 모두 일어나 서로 손을 맞잡고 다 함께 노래하였는데 그 장면은 가슴이 뜨거워지고 뭉클해지는 대단히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9-4차 백일의 약속 발표를 살펴보았습니다. 첫 번째 약속은 행복 전하기입니다. 불교대학, 행복학교, 행복강연 그리고 수행법회에 1명 이상 인연 맺기입니다. 두 번째 약속은 지구 살리기 환경실천으로 음식 남기지 않기입니다. 세 번째 약속은 평화활동 3회 이상하기입니다.

이어서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의 정리말씀과 공지사항, 사홍서원을 끝으로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9차 천일결사 4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스님은 함께한 도반들과 정답게 손을 잡고 다 같이 산회가를 부르며 따뜻한 봄날에 있을 다음 만남을 약속하였습니다.

입재식이 열린 오늘은 봄을 알리는 입춘이었습니다. 겨울이 추워질수록 봄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을 테지요. 부디 모두의 하루하루가 평화의 봄꽃, 행복의 봄꽃을 피우는 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스님의 하루는 당분간 쉬겠습니다. 그 동안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방현주, 이정현, 서정익, 정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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