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특강 수련을 문경정토수련원에서 마친 스님은 두북으로 내려와 김장 이후에 하지 못한 ‘겨울 채비’를 하였습니다.

낼 모레면 행복강연도 마무리 되고 두북에 들를 수 있는 일정이 거의 없어서 어렵게 약속을 비우고 온 것입니다. INEB 대회를 대만에서 마친 후 국내에 입국하여 각종 회의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순영 국제국 국장님과 민덕홍 워싱턴 JTS 사무국장님 부부도 함께 하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뒤란에 쌓여있던 오래된 통나무 장작, 불쏘시개용 마른가지, 마른 잎을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대로 쌓여 있은 지도 오래된 장작이라 불은 잘 붙어도 금세 타버리기 때문에 화력이 약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문수팀 행자님들과 역할 분담을 하였습니다. 생나무와 오래된 나무를 나누어 태우기 좋은 크기로 자르는 것은 스님과 민덕홍 거사님, 행자님 한 명이 맡아 하고, 나머지는 오래된 장작을 꺼내기 쉬운 위치로 옮기고 자른 생나무 장작을 잘 정리 정돈하는 일로 나누었습니다.

큰 나무 둥치이거나, 단단한 나무는 도끼로 몇 번을 찍어도 갈라지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나뭇결을 살펴가며 장작을 쪼개었습니다.

드디어 장작을 적당한 크기로 쪼개어 쌓아두고 생나무 장작과 구분하여 쌓는 일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곡식을 추수하여 곳간에 쌓아둔 농부처럼 마음이 든든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위 밭에 올라가 마늘을 심었습니다. 먼저 심어둔 곳에는 땅에 자리를 잡은 마늘 싹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멀칭까지 해두고 비워두는 게 아까워 남은 마늘을 심으려고 했는데 이웃하여 밭을 경작하는 동네 주민께서 와서 보고는 ‘한참 늦은 시기에 파종하니 거의 발아율이 떨어진다’ 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심어둔 멀칭 위로도 흙을 흩뿌려서 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영하의 온도에도 땅의 온도를 유지시켜 싹이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스님은 남은 부분은 두고 시작한 두세 개의 멀칭만 마무리 하도록 하고 멀칭 위에 흙을 흩뿌리는 작업만 하자 하였습니다. 뭔가 마무리를 하려던 것이 아쉽게 되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감나무에 남아있는 감을 땄습니다. 민덕홍 거사님은 ‘워싱턴 촌놈이 감까지 따 본다’라며 즐거워했는데 감나무에서 바로 따서 맛을 보더니 더 기뻐합니다. 스님은 ‘참 감’이라 물기가 많고 달고 시원하다 하였습니다. 짧은 겨울 해가 어스름하게 넘어가려고 하자, 딴 감을 소중히 안고 내려왔습니다. 꼭지를 손질해서 닦아 놓으니 이것만큼 예쁜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스님은 뒷 툇마루에 널어놓았던 배추를 시래기로 말릴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김순영 국장님과 민덕홍 거사님이 함께 앉아 거들었습니다. 밖에서 한참 떨어서 그런지 안의 따뜻함이 더 느껴졌습니다.
김순영 국장님은 시래기 만드는 스님 곁에서 배춧잎을 정리해 드리면서 현재 전쟁의 위험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워싱턴 정토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평화운동들을 말씀드리고 어떻게 활동하면 좋을지 스님께 조언도 구하였습니다.

짧은 겨울 해가 저물어 갔습니다. 스님은 밤부터 영하로 떨어지니 정원 한 켠에 자라고 있는 고소 싹과 상추들, 배추들을 단도리 해주자 하였습니다. 덮어 둔 비닐을 살짝 열어 보니 낮게 땅에 깔려 열심히 자라고 있는 고소와 상추가 보였습니다. 바람이 덜 들어가도록 단도리를 하고 김장때도 남겨 두었던 배추 몇 포기에도 철사로 대를 만들고 그 위를 부직포로 덮어 미니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추위에도 살아나가는 초록이들, 영하로 떨어진다 해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단도리를 해줍니다. 겨울바람처럼 찬 시련이 다가오더라도 우리 마음의 평화를 키우듯이 키워나가자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문수팀(글, 사진) 박효정(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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