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부터는 해외 115강을 멋지게 마무리할 일본 강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총 5강이 진행되는데 이중 첫 강연이 오늘 저녁 도쿄 신주쿠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서초 법당에서 5시 45분에 출발하여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하신 한금화 보살님이 먼저 와서 스님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통 국내 메이저 항공사의 경우 비행기를 타면 기내식이 나오지만 스님께서 이용하시는 저가항공은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아 서둘러 아침식사를 하고 탑승을 해야 했습니다. 탑승권 수속을 하고 식사 주문을 기다리고 공항 지하철을 타고 가거나 비행기 안에서도 스님께서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시고 짬짬이 원고 교정을 하셨습니다. 

 


▲ 탐승권 수속을 기다리면서 

 


▲  공항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주말까지 청년 캠프로 강행군을 하셔서인지 일본으로 떠나는 스님의 건강은 그리 좋지 못하고 다시 편두통까지 있으신 듯하여 함께 하는 일행들이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 일본 도쿄 신주쿠  

 

도쿄(Tokyo)는 일본의 혼슈 동부에 있는, 메이지 시대 이후 사실상 일본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입니다. 행정 구역 상으로는 도쿄 도에 속하고, 도쿄 도는 다마 지역이나 이즈 제도, 오가사와라 제도의 넓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쿄에는 일본 각 정부 부처, 일본 천황이 기거하는 고쿄 등이 있습니다. 현재 도쿄 23구의 인구는 852만 명이고 도쿄 도 전체는 1264만 명, 도쿄 권으로 보면 3400만 명 이상입니다.

 

약 2시간 반 가량 지나자,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은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이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나라로 잘 알려져 있는 나라입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도 2014년 현재에도 끝없이 이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출국장으로 나가자 일본 5강 총괄 담당인 이봉식님, 가와구치 강연 담당 한정숙님, 그리고 오늘과 내일 이틀동안 차량봉사를 해주실 김숙이님과 서현관님이 마중을 나와 스님을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스님 일행과 강연봉사자들이 두 대의 차량으로 나눠 타고 숙소가 있는 가와구치로 출발했는데 보통 1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 오늘따라 차가 꽉 막혀 거의 2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가 이용한 도로가 한국식으로 보면 외곽순환도로라고 할 수 있는데 나리타 공항, 요고하마 항 등에서 물류가 이동하는 루트라 연말에 특히 밀린다고 합니다. 가는 길에 유명한 도쿄 디즈니랜드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고 에도 가와(江)를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서 전면에 스카이트리 타워라는 높은 탑을 볼 수 있었습니다. 

 


▲ 가와구찌로 가는 길에 에도가와 다리를 건너면서 본 스카이트리 모습 

 

새롭게 일본의 상징으로 떠오르는 스카이트리 타워는 높이 634m의 철골 구조로 된 전파송신탑으로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건 일본을 상징하는 건물이기도 한데 전망대와 쇼핑몰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 도쿄 신주쿠의 마천루 

 

길이 밀리긴 했어도 강연 시간은 저녁이라 여유있게 이틀 동안 묵을 가와구치 호텔에 도착하여 내부 식당에 미리 주문한 도시락을 먹으려는데 식당에 자리가 없어 직원의 양해를 구하고 호텔 로비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강연 전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한금화 지구장과 강연 봉사자들은 강연 준비를 위해 4시에, 스님은 4시 반에 오늘의 강연이 열리는 신주쿠로 출발했습니다. 

 


▲ 호텔 로비에 놓여져 있는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신주쿠 강연 홍보 전단지  

 

신주쿠는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곳으로 특히 신오오쿠보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한국과 같이 커피숍 붐이 일어나 두 집 걸러 하나씩 커피숍이 성업하기도 한다는데 곳곳에 한글로 된 간판이 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오늘 강연장, 아스카 신용조합 

 

오늘의 강연 장소는 한국분이 운영하는 아스카 신용조합이라는 곳인데 입구에서 봉사자들이 서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고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강연장을 찾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일반사단법인 정경문화교류회에서 재일교포 3분이 찾아오셔서 잠시 환담을 나누셨고 스님께서는 직접 책에 사인을 하셔서 선물을 드렸습니다. 

 


 

강연장에 가보니 벌써 준비한 자리에 많은 분들이 앉아 계셨고 계속해서 자리를 속속 채우고 있었습니다. 총 150석을 준비했다는데 봉사자 포함하여 약 3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청중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스님께서는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일본에 도착했어요. 115회 중에 110회 강연을 했고 이제 5번만 더 하면 끝이 납니다. 지난 번에 100회를 마치고 이제는 어려운 고비를 다 넘겼다 싶어서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끝까지 가겠다 했는데, 필리핀에 태풍이 불어서 강연을 못할 뻔 했어요. 호치민에서 필리핀으로 가는 노선에 태풍이 있어서 홍콩으로 둘러간다 어쩐다 하는데 마침 세력이 갑자기 약화되어서 갈 수가 있었어요. 이제는 어려움이 없겠다 했더니, 필리핀에서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가 3시간 늦어서 강연 시간에 겨우 도착했어요. 또 대만에서 홍콩가는 비행기가 또 늦었어요. 대만에서 관제탑에 이상이 생겨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이 전부 딜레이 되는 바람에 그랬나봐요. 그렇게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왔는데, 일본은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일본은 기차든 비행기든 다 제 시간에 가는 나라 아닙니까?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이 있으면 뭐든지 내어놓고 한번 얘기를 해보는 시간입니다. 또 살다보면 인생이 뜻대로 안되잖아요. 그래서 생기는 의문이 있으면 함께 얘기해 봐도 좋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진실을 규명해 간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속내를 잘 못내어 놓는다면서요? 20년을 이웃집에 살아도 이웃집 친구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아마 여러분들도 같이 살면서 좀 닮았지 않았겠나 싶어요.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속내를 잘 못내어 놓을 것 같아요. 어떡하죠? 속내를 내어 놓아야 얘기를 할 수 있는데... 

 

혼자 꽁 움켜쥐고 온갖 고민들을 하는데 이렇게 드러내놓고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살펴보는 것을 도와주는 거예요. 찬찬히 살펴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많아요. 자기는 엄청나게 큰 일인데 옆에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니예요. 여러분들은 물체의 한쪽 면만 보고 마음에 안든다고 하는데 대화를 하면서 앞만 보던 사람을 뒤도 보게 하고, 옆만 보던 사람을 반대편 옆도 보고 하고 이렇게 해서 사물의 전모를 보게 하는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의 특성을 닮아 재일교민들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아 즉문즉설이 쉽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을 깨고 총 17명이 질문자가 있는 가운데 총 7명의 질문에 문답이 이루어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최근에 한달 전에 싸움을 했는데요. 싸울려고 싸운 게 아니라 일적으로 부딪혀서 싸우게 됐는데 마음으로 대화를 했으면 그렇게 크게 되지 않았을 것 같고요. 또 제가 그렇게까지 다치게 하려고 한 게 아니고 그냥 일적으로 그렇게 된 거라서요. 제가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피하네요.” 

 

“저는 일본에서 어학연수로 일본에 왔다가 남편하고 결혼해서 20년이 됐고요. 자식이 3명 있거든요. 남편이 사업을 하다가 조금 어려워지니까 굉장히 우울해지고 잠을 못자서 수면제를 먹고 술을 먹기도 해요. 원래 말이 없는 사람인데 집안에 들어오면은 무거운 얼굴로 있어요. 요즘에는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집에 가기도 싫어지구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딸이 있는 데요. 올해 학교에 들어갔는데 같은 반 친구가 저희 딸을 괴롭히려고 한 건 아닌데 어떻게 하다가 저희 딸이 괴롭힘을 당하는 상태인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궁금한 건 백인, 흑인 어느 나라 친구를 봐도 범죄가 있고, 동성애가 있다는 걸 느꼈는데 답을 못내겠더라고요. 언어랑 피부는 다른데 왜 닮았을까. 운동을 하다가 정말 깜짝 놀랐는데 건장한 외국인 친구가 동성애할 친구가 아닌데 고백을 하는 거예요. 가끔 군인들이나 운동선수들보면 그런 분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을 실제로 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저는 두돌 반 된 남자 아이가 하나 있고요. 일본 남편과 셋이서 살고 있는 주부입니다. 정말 귀여운 아들 때문에 둘 다 아이를 너무 사랑하니까 본인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주관 때문에 남편에 대한 사랑이 식어가는 거 같아요. 저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겠다는 계획이 있었고, 거기에 터치가 들어오면 기분이 상해서 그게 남편에게 전달이 되거든요.” 

 

“현재 동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알고 지낸지는 12년 정도고 동거한지는 10년 됐습니다. 처음에는 결혼할 생각에 26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시작했는데, 결혼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나쁜 사람이라면 냉정하게 뿌리치겠는데 착하고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라서 머리로는 헤어져야지 하는데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고요. 회사 사장님이라서 혼자 덩그러니 내버려두고 떠나자니 정이 들어서 제 마음이 아프고 속상합니다.”

 

질문자와 스님의 문답을 들으며 300여명이 함께 웃고 울다 보니 어느덧 정해진 시간을 40분이나 넘겨 총 2시간 40분이 흘렀습니다. 오늘도 매 질문마다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특히 작년에 착실한 외아들을 갑작스럽게 과로사로 잃은 분의 안타까운 질문에 대한 스님의 말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에 온지 32년 정도 됐습니다.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1년 전에 갑자기 회사를 다니다가 죽었어요. 죽은 것도 몰랐다가 한 이틀 후에 발견되었어요. 과로사였어요. 속도 안 썩이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었고, 학교다닐 때도 아침에 한 번도 깨워본 적 없고, 검도도 3년 하고, 대학교도 연맹에서 부회장을 했던 아들이 갑자기 죽으니까 제가 길을 잃었습니다. 여기 계신 스님이 인연이 되어서 49재를 지내줬습니다. 작년 6월 말일날 죽고 7월1일에 발견됐어요. 수면제도 먹고 알콜도 맨날 마시고 좀 힘이 듭니다. 아파트 문을 열었는데 죽어 있더라고요. 저도 장사를 한 20년 했는데 그래도 남편이 저보다 16살이 많으니까 남편 먼저 보내고 제가 가야지 하는데, 제가 너무 힘드니까 요즘엔 어떻게 죽을까 생각만 해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있다고 생각해요? 없다고 생각해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없다고 생각할 때고 있고, 반반이라고 생각해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해서 아들이 지금 자기를 보고 있다면 엄마가 지금 헤매고 다니는 게 아들에게는 좋아보일까요? 괴로울까요?” 

 

“아들은 안 좋겠죠.” 

 

“안 좋은 행동을 왜 해요? 첫째, 자기는 지금도 아들이 괴롭도록 행동하고 있습니다. 둘째, 자기 아들이 착했어요? 악했어요?” 

 

“착했어요.” 

 

“착했으면 죽은 뒤에 좋은 곳에 갔을까요? 나쁜 곳에 갔을까요?” 

 

“좋은 곳에 갔다고 생각해요.” 

 

“극락은 이 세상보다 좋다고 하죠. 그러면 아들이 좋은 곳에 갔는데 무엇 때문에 울어요?” 

 

“좋은 곳에 갔어도 여기서 만져볼 수도 없고 신기루처럼 잡을 수도 없고요...” 

 

“아들이 아무리 좋은 곳에 가도 내가 못 보면 싫고, 내가 보는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말이예요?” 

 

“네,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결혼해서 아무리 잘 살아도 다른 여자랑 사는 건 보기 싫다 이렇게 되었을 것 아니예요? 아들이 극락에 갔으면 여기보다 좋은 곳에 갔잖아요. 좋은 곳에 갔는데 왜 불만이예요?”

 

“그렇게 생각해야 되는 건가요?” 

 

“그럼요. 나쁜 곳에 갔다면 불쌍하니까 불만이 있지만요.”

 

“그럼 저는 살아야 되는 건가요?” 

 

“살든지 죽든지 그건 자기가 알아서 하세요. 그런데 우선 자기 문제는 놔놓고 우선 아들 문제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우선 아들이 죽은 뒤에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데 세상 사람들이 보통 말할 때는 영혼이 있다고 하죠. 영혼이 있다면 엄마가 즐겁게 사는 것이 보기 좋겠어요? 괴롭게 사는 것이 보기 좋겠어요?”

 

“즐겁게 사는 것이 보기 좋겠죠.”

 

“죽은 아들이 보기에는 엄마가 즐겁게 사는 것이 보기 좋겠죠. 그리고 자기 아들은 극락에 갔을까요? 지옥에 갔을까요?” 

 

“극락에 갔겠죠.” 

 

“그럼 자기 아들은 여기보다 좋은 곳에 갔어요? 나쁜 곳에 갔어요?” 

 

“좋은 곳에 갔죠.” 

 

“좋은 곳에 갔으면 되었지 않나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곳에 갔잖아요. 내 아들이나 내 딸이 결혼하면 조금 아쉽지요? 그렇다고 내 좋으라고 영원히 결혼도 안하고 내 옆에 있는 게 좋아요? 아이를 위해서는 결혼을 하는 게 좋아요?” 

 

“결혼하는 게 좋죠.” 

 

“조금 섭섭하지만 결혼하는 게 좋으니까 우리가 보내주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생에서 헤어지는 것이 좀 섭섭하지만 그래도 아들이 좋은 곳에 갔으니까 걱정할 일은 없다는 겁니다. 좋은 곳에 갔는데 왜 불만이예요? 헤어진 것은 좀 섭섭하지만 좋은 곳에 갔잖아요. 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나 상사가 좌천되어서 다른 부서로 갔다고 할 때는 마음이 아프지만, 승진을 해서 다른 부서로 갔다고 할 때는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괜찮잖아요. 그러니까 좋은 곳에 갔으니까 크게 걱정 안해도 됩니다. 

 

저도 시계를 가지고 있다가 이것을 잃어버리면 얼마나 아쉬운데요. 값이 1~2만원 밖에 안되는데도 오래 쓰다가 잊어버리면 아까운데 내가 낳아서 내가 키운 아들을 잃어버렸으니 얼마나 가슴 아프겠어요? 그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좋은 곳에 갔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청중들 박수) 

 

 

 

“자기는 아들 걱정할 일이 없어요. 아들은 좋은 곳에 갔으니까요. 그런데 그 아들이 자기를 볼 때 걱정이라는 겁니다. 엄마가 죽느니 사느니 하고 있으니까 아들은 그게 걱정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아들에게 걱정을 안 시킬려면 자기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울고 불고 살아야 해요?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지금이라도 아들을 즐겁게 좀 해주세요. 엄마가 되어서 왜 그렇게 아들을 고생시키려고 그래요? 내가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아들이 좋단 말이예요. ‘아이고 엄마가 슬퍼하고 힘들어 하더니, 오늘 스님 만나고부터는 저렇게 행복하게 사니 얼마나 좋노’ 이렇게 되도록 아들을 좀 기쁘게 해주란 말이예요.”

 

“법륜 스님께서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몰라요. 그거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때요? 없으면 아무 상관이 없잖아요. 죽으면 그만이니까요. 그런데 있다고 치면 좋은 곳에 갔으니까 좋은 일이고요. 또 아들이 보기에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겠죠? 그러니까 영혼이 있다고 치면 자기가 행복하게 살아야 지금이라도 그곳에서 아들이 기뻐합니다. 그러니 기쁘게 살아야 될까요? 괴롭게 살아야 될까요?” 

 

“기쁘게 살아야 되겠죠.” 

 

“그런데 자기가 죽는 것이 아들한테 무슨 도움이 되나요? 죽으면 서로 만날 수 있나요? 자기가 죽으면 누가 장례를 치러 주나요? 왜 사람을 그렇게 귀찮게 해요? 그러면 그 스님이 또 49재 지내고 염불해 줘야 하잖아요. (청중들 웃음) 

 


 

49재 지내고 염불하려면 목 아프지 제사상 차려야 하지 얼마나 일이 많은데요. 왜 그렇게 남을 귀찮게 하려고 해요. 주위 사람들을 또 슬프게 만들고요. 그러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약 사러 갈려면 얼마나 귀찮아요. 돈도 들고요. 살아 있으면 그냥 살면 되는데 뭐 때문에 일부러 죽으려고 그래요? 저런 사람들이 꼭 죽을 때는 안 죽겠다고 산소호흡기 끼고 또 난리를 피워요. (청중들 웃음) 

 

살아 있을 때는 일부러 죽으려고 하지 말고 잘 살고, 때가 되어서 죽을 때는 기꺼이 죽어줘야 돼요. 아시겠어요? 안 죽으려고 발버둥치고 그러지 말고요. 평소에는 즐겁게 살고 때가 되면 죽으면 돼요. 그래서 너무 슬프게 생각하지 마세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 

 

“성당에도 다녔는데요. 아들이 죽고 나니까 성당 문을 열기가 무서워졌어요. ‘하나님은 없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여동생이 한국 절이 있다면서 저를 데려다 주어서 거기 주지 스님과 1년 동안 공부를 했어요.” 

 

“기독교 식으로 표현하면 ‘주여 감사합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아들을 천국으로 데려가셨잖아요. 이렇게 좋은 일로 여겨야 해요.” 

 

“그런 말이 안 나와요. 문을 아예 닫아버렸어요.” 

 

“그러니까 자기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 이말이예요. 문을 열고 다시 가세요. 기독교식으로 설명하면, 살고 죽는 것은 주님께서 하는 일이니까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런 마음으로 ‘주님, 감사합니다. 아무런 고통 없이 하나님 곁으로 데려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돼요.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연이 다한 겁니다. ‘여기에서 너무 과로하고 애썼으니까 이제는 과로 안해도 되는 극락에 가서 편안하게 잘 살아라. 엄마도 잘 살다가 인연이 다하면 또 따라갈게’ 이렇게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절이 제 마음에 좀 맞는 것 같더라구요.” 

 

“절에 다니다가 성당 가고 성당 다니다가 절에 가고 그런 것은 괜찮아요. 하나님이 그것 때문에 성질을 낼까요? 하나님이 그 수준 밖에 안 될 것 같아요? 저 위에서 보시기에는 이 집 가든 저 집 가든 별 것 아니예요. 성당도 좋고 절도 좋고 다 좋은데 어려움을 당해보니 내 경우에는 절이 낫더라 이렇게 생각하고 다니면 됩니다. 천주교 식으로 얘기해도 하나님 하시는 일이니까 불만을 갖지 마세요. ‘주님의 뜻이려니’ 이렇게 생각하고, 또 좋은 곳에 갔다니까 ‘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됩니다. 또 불교식으로 얘기하면 ‘아이고, 인연이 다했구나. 새 몸 받아서 극락에 가서 살고, 다음 세상에는 과로 안해도 되는 세상에서 살아라’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알았지요? 또 아들 얘기하면서 울고 불고 하면서 정신없이 살래요? 이제 정신 차리고 살래요?” 

 

“그래도 시간이라는 게... 죽을라니까 이것도 정리해야 하고 저것도 정리해야 하고, 땅문서도 정래해야 하고요” 

 

“죽는 사람이 지금 땅문서 걱정하게 생겼어요? 질문자는 절대로 못 죽을 사람이예요. (청중들 웃음) 

 


 

정말 죽어야겠다 싶으면 문서 전부 저한테 가져다 주세요. 제가 정리해 드릴게요. 그러니까 죽을 생각을 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야 됩니다. 즐겁게 살아야 나중에 아들과 관계가 좋아져요. 아들은 착해서 극락갔는데, 자기는 자살해서 지옥가면 이제 못 만나잖아요. 영혼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영혼이 있다고 치고 하는 얘기예요. 저는 영혼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 안 하는 사람이예요. 저는 지옥이 더 좋아요. 천당은 살기 좋은 곳이여서 도와달라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니 제가 가봐야 할 일도 없고 빈둥빈동 놀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지옥에 가면 살기가 어려우니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많겠죠? 거기 가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데 왜 제가 지옥에 가지 천당에 가겠어요? 천당에 가서 심심해서 놀고 있느니 지옥 가서 열심히 일하는 게 낫지요. (청중들 박수) 

 


 

지옥이 있나 천당이 있나 이렇게 자꾸 묻지 말고 천당 가고 싶으면 천당에 갈 행동을 해야 해요. ‘천당이 있다면 나 빼고 누가 가겠노?’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지옥이 있느냐 없느냐 생각하지 말고 지옥에 안 갈 행동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천당이 있냐 지옥이 있냐 자꾸 묻는 사람들의 심보가 뭔지 알아요? 있다고 하면 억지로라도 좋은 일 좀 하고, 없다고 하면 좋은 일 안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심보가 얼마나 더러워요? 그러니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예요. 있든지 없든지 마땅히 천당에 갈 수 있는 인생을 살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천당에 갈 수 있는지는 성경에도 있고 불경에도 다 적혀 있어요. 그런 삶을 사는 게 중요합니다. 이생도 행복하게 살면 다음 생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겁니다. 오늘 불행하게 살면 내일도 불행하게 살게 됩니다. 저렇게 미쳐서 날뛰면 다음 생에 가서도 또 미쳐서 날뛰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생에 나쁜 업은 다 끊어야 합니다. 아들이 극락가서 살기를 원해요? 무주고혼이 되어서 떠도는 걸 원해요?“  

 

“극락가서 살기를 원하죠.” 

 

“엄마가 계속 울고 불고 하면서 아들을 그리워하면 아들이 극락갈 수 있을까요? 자꾸 부르면 극락에 못가고 허공에서 떠돌게 돼요. 그러면 무주고혼이 돼요.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자기 아들을 지금 무주고혼으로 만드는 행동이예요. 아들을 탁 놓아버려야 아들이 극락가든지 천당 가든지 갈 수 있어요. 보내주는 게 나아요? 잡고 있는 게 나아요?” 

 

“보내 주는 게 좋겠죠.” 

 

“그러면 ”아들아, 잘가! 안녕!“ 한번 해봐요.” 

 

“(울먹이며) 아들아 잘가” (청중들 박수) 

 

“울먹이며 그러는 것은 가지 말라는 얘기예요. 스님을 속이면 되나요? 저는 그런 것에 잘 안 속는 사람이예요. 진심으로 ‘잘가 안녕’ 할 때는 뒷끝이 탁 올라가야 해요. 뒷끝이 내려가면 가지 말라는 얘기예요.”

 

“너가 있어서 행복했고, 엄마가 너를 굉장히 보고 싶어 했는데 오늘 법륜스님한테 여러 가지 말씀 들으면서 너를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왜 그렇게 사설이 길어요? (청중들 웃음) 노력하면 안 돼요. 노력한다는 말은 하기 싫다는 뜻이예요.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을 노력이라고 해요. 노력하면 안돼요. 길게 말하지 말고 ”아들아, 잘가 안녕!“ 이렇게 해보세요.” 

 

“아들아, 안녕! 사요나라!” (청중들 박수) 

 


 

“그렇게 탁 놓고 행복하게 사세요. 그렇게 살아야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아보이시고, 부처님이 보시기에도 ‘너가 참 불자다’ 그러십니다. 천도라는 것은 내 마음에서 떠나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49재를 지내는 것은 집착을 끊는 의식이예요. 재를 아무리 지내도 저렇게 집착을 못 끊으면 천도가 안되는 거예요. 스님이 천도의식은 해주지만 천도는 자기가 하는 거예요.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버리면 천도가 되고, 움켜쥐고 있으면 천도가 안돼요.”

 

질문하신 할머니의 얼굴도 밝아지고, 청중들도 할머니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줍니다.   

 

나가실 때 이 질문하신 할머니에게 문답을 통해 답을 얻으셨는지 물어보니 안정제에 많이 취해있는 상태라 잘 정리하긴 어렵지만 아들을 위해 마음의 집착을 끊어주고 보내줘야 한다는 건 확실하게 이해했다고 하며 아직도 눈물을 흘리셔서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진리의 성격 4가지를 말씀해 주시며 강연을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재미있었어요? (큰 박수) 유익했어요? (큰 박수) 이 얘기가 나만 좋자는 얘기예요? 남도 같이 좋자는 얘기예요? (청중들 ”남도 같이 좋자는 얘기예요“) 남한테 좋기 위해서 너를 희생하라는 얘기예요? (아니예요) 나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손해끼치라는 얘기예요? (아니예요) 진리의 성격은 4가지입니다.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합니다. 재미가 있다는 말은 지금 좋다는 말이고, 유익하다는 말은 나중에 좋다는 말이예요. 그리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가능합니다. 이 즐거움이 순간적이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될 때 행복이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진리에 근접해 갔습니다. 진실을 규명해 갔습니다. 

 

아무리 내 아들이라도 죽으면 놓아 주어야 합니다. 놓아주어야 하는데 못 놓고 있는 겁니다. 이것을 집착이라고 합니다. 집착하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도 안되고 지금을 위해서 미래를 희생해도 안되고, 나를 위해서 남을 희생해도 안되고,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해도 안되요. 항상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길을 가야 됩니다. 이 중에 하나만 빠져도 인생에 괴로움이 생깁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강연이 끝나고 책 판매와 사인회가 바로 이어졌는데 스님의 강연에 감동을 받은 분들이 너도나도 책을 구매하면서 준비한 책 170 여권이 모두 판매되었고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 보였습니다. 

 


 

강연장을 나서는 몇몇 분에게 오늘 강연이 어땠는지 물어보니 유투브에서 스님 강연을 들어왔지만 현장에서 실제 들어보니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다면서 기쁜 표정으로 마음을 나눠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인회를 마치신 스님께서는 총 24명의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성공적인 강연을 열성적으로 준비한 강연 담당자 김세환씨 부부에게 책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셨습니다. 

 


▲ 신주쿠 강연 담당자인 김세환씨 부부 

 

모든 봉사자들에게도 단주를 일일이 끼워주시고 한명 한명 악수를 하시며 수고했다고 위로해 주시니 다들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직 몸이 성치 않으시다고 한금화 보살님과 나누기하실 것을 당부하시며 호텔로 돌아가셨습니다. 한금화 지구장님과 봉사자들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나누기하는데 이번 강연에는 이벤트 전문가가 참여하여 체계적으로 진행이 되었고 SNS 홍보도 주효했지만 그 분 덕택으로 신주쿠에 전광판 홍보를 한 것도 오늘 많은 청중이 온 이유인 것 같습니다. 

 


▲ 한금화 지구장님과 함께 마음나누기  

 

정토회 인연이 없는 분들이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해 봉사를 하게 되면서 함께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고 또 어떤 분들은 자원봉사자에 대한 연락 체계에 대해 문제점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못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김밥을 사가지고 방에 와서 나눠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 전에 가볍게 조금 드시고는 저녁식사를 따로 하지 않으시고 원고 교정을 하시면서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이렇게 111번째 강연도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잘 치러졌습니다. 이렇게 곳곳에 민들레 홀씨처럼 작은 씨앗이 뿌려지고 있는 것이 실감납니다. 언젠가는 싹이 트고 자라서 예쁜 꽃을 피워내는 때가 올 거라는 기대감에 설레이기도 합니다.

 

내일은 가와구치에서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강연장도 가깝고 시간 여유도 있어서 아사쿠사의 센소지를 방문할 계획입니다. 내일 또 생생한 소식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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