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중 27번째 강연이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새벽 5시30분, 포르투갈 리스본의 민박집 숙소를 나와 리스본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김윤정, 세르지오 부부는 새벽녘 공항까지 나와서 스님 일행을 안전하게 배웅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김윤정씨가 아기를 갖고 있어서 두 부부에게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야 아이가 건강해진다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두 부부도 스님의 말씀을 명심하고 스님께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 공항까지 안전하게 배웅해준 김윤정, 세르지오 부부

리스본에서 8시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3시간을 비행하여 11시20분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런던의 한국 사찰인 연화사에서 나오신 박인화 거사님이 짐을 실을 수 있는 벤을 몰고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거사님은 1996년부터 한국 기업의 주재원 생활을 영국에서 하다가 그만두시고, 2005년부터는 현지 교민이 되어 이곳 런던에 정착해 살고 계십니다. 하루 종일 운전을 너무 편안하게 잘해주셔서 스님께서는 칭찬과 더불어 감사해 하셨습니다.  


▲ 스님 일행의 런던 일정을 차량 운전해주신 박인화 거사님. 

거사님의 차량 운전 덕분에 오전 12시 무렵, 편안하게 오늘 숙소인 전영진 보살님 댁에 도착했습니다. 보살님께서는 스님 일행을 위해 점심 식사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몸이 많이 편찮으심에도 불구하고 보살님의 정성스런 준비를 보시곤 밥 한그릇을 모두 드셨습니다. 




▲ 점심 식사를 정성껏 준비해주신 전영진 보살님과 딸 

오후에는 원래 런던 시내 유적지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스님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방에서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3일째 목이 계속 잠겨 있으시고, 감기 기운이 심하며, 편두통까지 있으셔서 몸을 가누는 것도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오후 내내 휴식을 취하신 스님은 전영진 보살님이 차려주신 호박죽을 간단히 드신 후 저녁5시30분 강연장으로 이동하셨습니다. 


▲ 강연장으로 향하는 길에 영국의 국회의사당과 'Big ben'이라 불리는 시계탑이 보였습니다. 

영국에는 한국 교민이 현재 4만5천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런던과 한인거주밀집지역인 뉴멀던 사이에 약 40%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런던에는 대략 1만 5천명 정도가 살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합니다. 주로 유학생들이 많고 현지 교민은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 오늘 강연장인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New Large Lecture Theatre. 스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 1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교민들. 

오늘 런던 강연은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New Large Lecture Theatre에서 오후6시에 열렸습니다. 총 240명이 참석하여 지금까지 27번의 유럽 강연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박수와 환영 속에서 열렸습니다. 



오늘 강연은 권금영님이 주축이 되어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권금영님은 영국에 사신지 7년 되셨고, 예술을 하시는 분입니다. 이번에 스님께서 런던에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자워봉사를 신청하셔서 이번에 총괄까지 맡게 되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간단히 사진도 함께 찍으셨습니다. 


▲ 오늘 강연 총괄을 맡아주신 권금영님. 

스님께서는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아픔을 상기하면서 종교인으로서 화합된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묵념을 1분간 한 후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총 6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유학을 와 있는데 부모님이 잔소리를 해서 전화 통화하기가 불편하다는 분,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경제적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갈팡질팡하는 스스로가 한심스럽다는 분, 만족하는 삶을 살면 자기 발전은 없어지지 않는지 묻는 분, 실험관으로 아기를 낳았는데 아기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어 고민이 된다는 분,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한국의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절망 속에서도 국민들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묻는 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정성껏 답변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부모님과의 불편한 관계로 고민하는 한 유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부모님한테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아도 불편하고, 전화를 안 받아도 불편합니다. 전화를 받으면 대화를 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자기 얘기만 하고 끊으세요.” 

“스무살 넘어서 지원을 좀 받았어요?” 

“대학 등록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스무살까지는 미성년자이고, 스무살 넘어서는 성년이기 때문에 독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지원을 좀 받았잖아요. 그래서 지원받은 것을 다 갚았어요?” 

“금전적으로는 안 갚았습니다”

“안 갚았으니까 아직 간섭을 좀 받아야 됩니다. 잔소리를 들을 때 그것을 화폐로 계산해서 다 갚으세요. 여기서 한 시간 아르바이트 하면 6파운드 정도 벌 수 있죠? 그러면 아르바이트 하는 것이 나아요? 전화기를 귀에 대고 말 듣는 것이 나아요? 

그러니까 한 시간에 6파운드씩 계산해서 엄마의 전화통화를 20분 들어주었다면 2파운드씩 빼면 돼요. 그렇게 해서 10년, 20년 모아서 대충 갚았다 하면 그때부터는 이제 전화를 안 받아도 돼요. 



그런데, 듣는 것이 뭐가 그렇게 힘들어요? 대화 하는 것이 오히려 힘들지 듣는 것은 “네네, 네네” 하기만 하고 끊으면 되잖아요. 질문자가 엄마한테 할 이야기가 많아요? 엄마가 일방적으로 얘기만 하고 질문자가 엄마한테 얘기 할 기회는 안 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질문자가 지금 엄마한테 할 얘기가 있다는 것이네요. 엄마로부터 독립하려면 할 얘기가 없어야지요. 그런데, 부탁이든 하소연이든 할 얘기가 있다는 거네요. 질문자가 할 얘기가 있다는 것은 질문자가 아직 엄마로부터 완전히 독립이 안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엄마한테 할 얘기가 뭐가 있어요? 

엄마는 자식한테 투자한 것이 많으니까 할 얘기가 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를 했다 하더라도 스무살 밑으로 투자한 것은 감사하기는 하지만 안 갚아도 됩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져야 할 책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무살 넘어서는 부모가 자식을 지원해야 할 책임이 없습니다. 스무살 넘어서 받은 지원은 다 빚이 됩니다. 지원받은 만큼 나중에 갚아야 해요. 잔소리를 듣는 것으로 갚던지, 돈을 벌어서 갚던지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돈을 벌어서 갚을 능력은 안 되니까 어머니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은 해야 됩니다. 어머니는 질문자에게 이미 선금을 지불했단 말입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어머니한테 얘기할 기회가 안 주어진다고 불만을 가지면 안 됩니다. 어머니를 미워할 자격은 없다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내 얘기를 들어주신다면 다행이지만, 안 들어준다고 해서 잘못은 아닙니다. 

어머니가 내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질문자는 몸은 32살이 되었음에도 아직 스무살 이전의 미성년자일 때의 사고를 움켜쥐고 있는 것입니다. 밖에서는 성인으로 살아가는데, 엄마와 만나면 어릴 때의 사고를 못 버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불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질문자는 이제 성년이 된 독립된 인간입니다. 다만 부모와 자식 관계를 떠나서 엄마로부터 스무살 넘어서도 후원을 받았잖아요. 부모님이 지원 안 해주었다면 등록금을 은행에 빌려서 다 갚았어야 했잖아요. 그런데 질문자는 그것을 부모님한테 빚을 내어서 갚는 것이란 말이예요. 그러니 돈을 안 갚는 대신에 그 정도 서비스는 해야 됩니다. 그래서 기꺼이 “네네, 알겠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이렇게 좀 들어주세요. 

전화가 받기 싫으면 안 받아도 되요. 그런데 안 받으면 질문자의 마음이 불편할 거예요. 왜냐하면 빚을 지고 안 갚으면, 돈은 안 나가지만 심리적으로 늘 빚진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의 전화를 잘 받아주고 어머니에게 위로를 해주는 게 내가 빚진 것의 일부를 갚는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면 됩니다. 조금 더 들어주면 조금 더 갚게 되는 것이니까, 식당에서 서빙 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편할 것입니다. “어머니, 더 할 말 없어요? 시간 있는데 조금 더 얘기하세요.” 이렇게 됩니다. 



이것을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어요. “5리를 가자고하면 10리를 가주라.” 누가 5리를 나보고 가자고 하면, 가자는 사람이 주인이 되고 내가 종이 됩니다. 가자는 사람이 갑이고 내가 을이 되는데, ‘내가 10리를 가줄게’ 라고 마음을 내어버리면 내가 갑이 됩니다. 이것이 내가 종으로 살지 않고 주인으로 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겉옷을 달라하면 속옷까지 벗어주라”,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도 대주라” 구절을 추가해서 이렇게 3가지 말씀이 나옵니다. 다 같은 뜻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을’로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갑’의 위치로 전환할 것인가, 즉 어떻게 내 인생의 주인으로 전환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어머니에게 일방적으로 전화가 와서 듣고 있으면 어머니가 주인이고 내가 종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도 없고 내가 전화에 얽매이게 됩니다. 그런데 ‘어머니한테 빚을 갚아야 하는데, 전화 받는 것으로 빚을 갚는다’ 이렇게 생각해서, 어머니가 평소에 20분을 얘기 한다면 이제는 1시간을 들어줄 마음을 내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버리면 “벌써 끊어요? 조금 더 하셔도 됩니다”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전화인데 내가 듣기 좋아한다고 통화시간이 더 길어지고, 내가 듣기 싫어 한다고 통화시간이 더 짧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내가 듣기 싫다고 해도 자신의 할 말을 다 할 것이고, 내가 더 얘기 하시라고 해도 본인의 할 말을 다하면 끊는 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었다고 해서 통화시간이 조금 더 길어질 뿐이지 많이는 길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는 괴롭지가 않아집니다. 어머니로부터 속박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날은 시간이 있을 때 어머니 얘기를 많이 들어드리면, 어떤 날은 바빠서 얘기를 안 들어드려도 내가 죄책감이 안 들어요. 전화를 받아도 괜찮고 안 받아도 괜찮아 집니다. 그런데 전화를 받아서 얘기를 듣기 싫어하면 시간이 아깝고, 안 받으면 죄의식도 생기고, 이래도 저래도 내가 어머니에게 속박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마음을 탁 내어버리면, 받아도 별로 구애 안 받고, 안 받아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질문자는 활짝 웃으며 “네, 감사합니다”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중들도 질문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항상 이렇게 주어진 상황에서 주인이 되는 방법을 일러 주십니다.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더 이상 괴롭지 않아지는 이치를 듣고, 청중들도 모두 기쁜 마음에 스님께 박수갈채를 보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통증이 계속 있으셔서 몸을 가누기가 힘드심에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 동안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책사인회를 하며 참석한 한 분 한 분에게 활짝 웃으시며 인사를 건냈습니다. 



봉사자들과 소감 나누기를 매번 챙겨서 하셨는데, 오늘은 기념촬영만 간단히 하시고 소감나누기는 함께하지 못하시고 곧장 숙소로 이동하셔서 휴식을 하셨습니다. 



내일은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르로 이동합니다. 에딘버르에서 세계 100회 강연 중 28번째 강연이 열립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지난 날짜 소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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