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셀도르프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늘은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중 22번째 강연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어제는 밤12시에 프랑스 파리를 출발하여 밤새 차를 타고 새벽5시30분에 독일 아헨의 김선희 법우님 집에 도착했습니다. 밤새 차를 타고 오느라 휴식을 취하지 못해 6시부터 스텝진 모두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9시에 최말순 보살님이 차려주신 아침을 먹고, 10시에 아헨을 출발했습니다. 차를 타고 2시간을 달려 12시에 뒤셀도르프의 박삼순 보살님 집에 도착해 보살님께서 정성껏 마련해 주신 점심을 먹었습니다.
 

▲ 스님께 삼배를 올리는 독일정토회 회원 분들. 

스님께서는 연일 계속된 강행군으로 목이 많이 편찮으시고 온몸에 근육통이 있으셔서 도착하시자마자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독일정토회 이사회와 총회가 열렸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푸랑크푸르트, 베를린, 뒤셀도르프 3곳에서 정토법회가 열리고 있고, 뮌헨, 함부르크 2곳에서 열린법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독일정토회인데, 이제는 독일정토회도 회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총회를 통해 이사를 뽑고, 선출된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뽑고, 1년 한번 회계 감사도 하고, 이사회의 회의 결과도 회원들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갖춘 법인을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총회를 소집해 이와 같은 내용들을 논의하여 결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독일정토회 총회 모습.  

먼저 총회 구성원 28명을 확정하고, 이사회의 이사로 송임덕 보살님을 대표로하는 임원 7명을 선출했습니다. 이사장으로 법륜스님을, 행정업무를 보는 총무로 이희정 보살님을, 회계 담당자로 김선희 보살님을 선출하였습니다. 그리고 법회 홍보를 위한 신문 광고료 지불 여부, 인도성지순례 참가자 모집 방법 등 몇 가지 안건들을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 독일정토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정토회의 1차 만일결사는 국내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2차 만일결사는 해외활동이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스님께서는 해외 정토회의 사업 내용과 회계가 항상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해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잠깐 시간을 내어 독일 교민 역사의 산 증인이신 이상호 거사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상호 거사님은 1965년 33살의 젊은 나이에 광부로 독일에 오셨습니다. 독일 교민의 역사에서 가장 초창기에 오신 분입니다. 최근에는 ‘독일 광부 30년사’를 직접 책으로 집필하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거사님의 사모님도 남편을 따라 1966년에 간호사로 오셨는데, 두 분은 이곳 독일에서 무려 49년을 살아오신 셈입니다. 거사님께 그동안의 독일에서 살아온 삶이 어떠했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답변해 주십니다. 


▲ 독일 교민 역사의 산 증인이신 이상호 거사님과 박삼순 보살님 부부. 

“사실 독일이나 한국이나 삶에 있어서 부딪치는 어려움은 같습니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한국에서도 똑같은 어려움에 처할 것입니다. 독일 사회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었어요. 그리고 직업에 대한 귀천 의식도 크지 않았습니다. 한국처럼 광부라 하면 천한 직업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광산에서, 제철공장에서 일하면서 보람되게 잘 지냈습니다. 다만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몸은 고향 땅에 묻히고 싶은 바램이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어려움이 많으셨을 텐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냐?”는 질문에 그냥 웃기만 하시는 얼굴의 주름살을 보며 마음 한켠이 숙연해졌습니다. 

오후 4시에는 스님께서 건강이 계속 안 좋으셔서 원래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북유럽에서 강연을 하는 동안 마이크 시설 없이 휴대용 스피커로 강연을 하셨는데, 목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편도선이 붓고 목에서 피가 나오고 온몸에 근육통이 있으셔서, 배길야 보살님의 소개로 뒤셀도르프 근교에 있는 박영옥 선생님의 개인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으셨습니다. 


▲ 병원 진료를 해주신 박영옥 선생님 

박영옥 선생님은 “오늘도 강연이 있으시냐?” 며 스님의 계속된 강행군을 많이 염려했습니다. 항생제 처방을 받고, 인근 약국에서 항생제를 구입해 드시고 곧장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Freizeitstatte Garath 라고 불리우는 문화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총 120명이 참석하여 강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 오늘 뒤셀도르프 강연이 열린 Freizeitstatte Garath 

총 6명이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부모 형제들에게 협박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친오빠를 미워하고 증오해서 고민인 분, 불교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한 분, 50년 전에 노동자로 독일에 왔지만 차별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차별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성 때문인지 압축 성장으로 인한 것인지 스님의 견해를 묻는 분, 20대에는 서른이 되면 더 의젓해지겠지 기대했는데 막상 서른이 되니 달라진 것은 없고 좌절이 된다는 분, 결혼한지 5년이 되었지만 아내와 종교가 달라 지금까지 고민이라는 분, 스님 법문을 들을 때는 참 좋은데 회사에 출근하면 10번 중에 1번 꼭 걸려서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분 등 각각이 질문에 스님께서는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셨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아내와 종교가 달라 갈등인 남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저는 기독교를 믿고 있고요. 아내는 어렸을 때부터 불교 집안에서 자라서 불교를 믿고 있습니다. 저는 성경학교를 다녔다면 아내는 불교학교를 다녔습니다. 결혼할 때는 종교는 개인적인 문제라 제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괜찮겠지 했는데, 제 가족들도 모두 기독교여서 아내가 혼자 외롭게 떠다니는 섬처럼 되고 있어요. 저는 종교를 바꾸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분위기가 교회에 나가야 하는 것으로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말로는 아내에게 자신의 종교를 지키면 된다고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는 아내가 종교를 바꿔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결혼 한지 5년이 되었지만 갈등은 늘 제자리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아이들이 있어요?” 

“네,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의 문제는 평등합니다. 이 문제를 갖고 각각 고집해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아이를 가지면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제도가 아이는 주로 엄마 품에 많이 있게 되지요. 엄마라는 말은 ‘기룬 자’라는 뜻이에요. 주로 여자가 아이를 기루니까 주로 여자가 엄마가 되는데, 만약에 아빠가 아이를 기루면 아빠가 엄마가 됩니다. 아이는 육체적으로는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닮는데, 정신적으로는 품에 안아서 기룬 자를 80% 이상 닮습니다. 엄마의 심리적 프로그램을 아이가 다운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자의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건강하려면 내가 아이에게 잘해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합니다. 엄마가 편안하고 심리가 좋아야 아이도 좋아집니다. 



시어머니가 손자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려면 ‘아기 엄마’인 며느리에게 잘해주어야 하고, 아빠가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려면 ‘아기 엄마’인 아내에게 잘해주어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라는 입장에서 아내에게 잘해주라든지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입장에서 며느리에게 잘해주라는 개념이 아닙니다. 성인끼리는 둘이서 싸우든 말든 자기들 문제인데, 아기가 있을 때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문제로 아기 엄마에게 갈등이 있으면 부부 지간에는 괜찮지만 아기에게는 나쁘다는 것을 질문자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아기가 세 살 때까지는 100% 영향을 줍니다. 유치원 때는 70%, 초등학교까지는 50%, 사춘기 때는 30% 정도 영향을 주고, 성인이 되면 거의 영향을 안 줍니다. 그래서 질문자는 아기 엄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야 합니다. 종교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면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불교가 좋냐 기독교가 좋냐 하는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그러지 마라” 자꾸 그러면 질문자가 가족들과 또 갈등이 생기거든요. 특히 기독교는 가족들을 전도하지 못하면 교회에서 체면이 안섭니다. “너 가족도 전도하지 못하니?” 이렇게 되기 때문에. 권사나 집사가 되려면 가족을 전도해야 올라갈 수 있거든요. 기독교 집안에 시집을 왔기 때문에 가족들이 그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질문자는 아내가 아기를 키우는 동안에는 거기에 구애를 받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질문자가 아기 엄마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은 질문자만이라도 항상 아내에게 “아이고 여보, 종교 문제 때문에 힘들었지? 괜찮아” 이렇게 위로해 주고 오히려 자기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남편이 좋으면 남편의 종교도 좋게 보이고, 남편과 갈등이 생기면 남편 갖고 시비를 못하고 자기 정체성으로 종교를 지키려고 합니다. ‘기독교로 바꾸는 것은 내가 남편에게 굴복하는 거다’ 이렇게 해서 더 불교를 움켜쥐게 됩니다. 왜냐하면 ‘종교의 자유’라는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종교로 건드리면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질문자가 아내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하더라도 종교로 접근하면 절대로 승산이 없습니다. 아이들한테도 나쁜 영향을 주고요. 

오히려 질문자가 아내에게 잘해주고 최선을 다해주고 아내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질문자가 수행을 많이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해서 남편이 신뢰가 되고 좋아지면 종교는 부차적으로 따라옵니다. 그때는 가만히 놓아두어도 아내가 교회로 따라오게 됩니다. 사람이 변하면 부정적인 것은 다 상쇄돼요. 

아이들을 기독교 신자로 만들고 싶으면, 엄마 아빠가 다투는데 아이들이 듣기에 엄마가 더 합리적이다 싶으면 아이들이 엄마 쪽 종교를 선택합니다. 엄마가 좀 문제고 아빠가 더 낫다 싶으면 아빠 쪽 종교를 선택합니다. 그러니까 기독교를 믿어라 하는 방식의 선교는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 이게 중요합니다.  



첫째,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도 질문자가 아내를 잘 보살펴주어야 하고, 둘째, 아내를 장기적으로 기독교로 오게 하기 위해서도 질문자가 아내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고, 셋째, 자녀들이 기독교로 오도록 하는 데에도 질문자의 삶이 얼마나 사랑으로 바뀌느냐가 중요합니다. 교회로 강제로 오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아요. 시어머니가 아무리 절에 열심히 다녀도 집안에서는 며느리한테 고지식하게 대하고 자기 고집이 세서 며느리한테 신뢰를 못 얻으면 며느리는 절대로 불교 신앙을 안 가집니다. 형식적으로만 따라가지 교회로 갈 확률이 높아요. 시어머니가 싫으니까 시어머니가 믿는 종교도 싫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자는 종교는 잊어버리고 우선 ‘아이의 엄마를 편안하게 해줘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아내에게 사랑받는 남편이 먼저 되세요. 외로움 속에서 남편 하나 믿고 시집을 왔는데 남편이라도 방패막이가 딱 되어 주어야 합니다. 가족들과 갈등이 있더라도 오히려 위로해주세요. 그렇게 해줘야 아내가 남편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한 남성분은 활짝 웃으며 “예, 감사합니다”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스님께서는 목이 많이 아프심에도 불구하고 2시간 20분 동안 쉬지 않고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는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시면서 함께 행복한 삶을 기원해 주셨습니다.  

“아직 안 죽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인생은 대성공입니다. 남의 집에 가서 구걸하지 않고 사는 것만이라도 됐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자기를 바라보면 아직은 살만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해 걱정들도 많이 하시는데, 대한민국도 이런저런 문제가 많지만 지금까지 잘 굴러왔고 앞으로도 잘 굴러갈 거예요. 그런 긍정 위에서 그래도 더 잘 되려면 ‘내가 힘을 좀 보태야겠다’ 이렇게 해서 긍정적인 측면에서 비판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같이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책 사인회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스님의 건강이 염려되었는지 “스님, 건강하세요”, “100회 강연, 무사히 잘 마치세요” 하며 인사를 건냈습니다. 



오늘 뒤셀도르프 강연은 최순진 총무님을 중심으로 뒤셀도르프 정토법회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순진 총무님의 아들 동찬군도 함께 자원봉사를 해서 모자 지간의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뒈쉘도르프 정토법회 최순진 총무님과 아들 동찬군. 

수고한 봉사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 오늘 뒤셀도르프 강연을 함께 준비해준 봉사자분들. 

스님께서는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봉사자들과의 소감나누기는 함께 하지 못하시고 곧바로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독일 쾰른 공항에서 새벽 2시에 비행기를 타고 밤새 이동해 터키 이스탄불에는 아침 6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내일은 터키에서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지난 날짜 소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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