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안녕하세요. 오늘은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중 열여섯번째 강연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김태자 선생님 댁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새벽5시에 콜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6시반에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밟는 동안 스님께서는 원고 교정 업무를 보셨고, 출국 수속을 마친 후 어제와 그제 이동 중에 남은 빵과 약밥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였습니다.     


▲ 노르웨이로 넘어가는 비행기 안

아침8시35분에 스웨덴 스톡홀름을 출발하여 9시30분에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오슬로에 거주하는 봉사자가 미리 예약해 준 콜택시를 타고 오슬로 도심으로 들어왔습니다. 조주형씨는 오슬로에서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분인데, 바쁜 와중에서도 혼자서 열심히 강연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먼저 오늘 숙소로 사용할 호스텔에 도착하여 짐 보관실에 짐을 모두 내려놓고 곧바로 유적지를 둘러보러 도심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이곳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마중을 나오거나 유적지 안내를 해주실 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호스텔에서 나눠주는 관광 지도에 의지하여 대표적인  한두 곳만 둘러보기로 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먼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케르후스 요새에 가보았습니다. 1049년 하랄 하르드라다가 설립한 오슬로는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입니다. 1299년 동쪽 스웨덴의 침략에 대비해 호콘 5세가 이곳에 흙벽을 올려 요새를 건설했다고 합니다. 도시는 1624년에 불에 타 사라져버렸는데 이후 크리스티안 4세가 보다 방어하기 쉬운 자리에 벽돌과 바위로 다시 재건했다고 합니다. 나무가 줄지어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오르니 성벽 너머로 오슬로 도심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졌습니다.   


▲ 아게르후스 요새에서 바라본 오슬로 도시 전경. 

아게르후스 요새에서 해안을 따라 걸으니 거대한 오페라하우스가 나타났습니다. 2008년 오픈한 이 오페라하우스는 건설하는데 약 5천억원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오슬로 앞바다에 빙하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건물 전체를 하얀 대리석으로 덮었다고 합니다. 건물 외관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비스듬한 외벽 때문에 독특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에서 10분 정도를 걸어 다시 시내로 들어가 오슬로 대성당 안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성당 안에는 에마누엘 비겔란이 만든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천장벽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 오슬로 대성당 

노르웨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8만불이 넘고 물가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점심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했는데, 마침 오슬로 대성당 앞에 버거킹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버거킹이 가장 저렴하지 않을까 해서 들어갔는데, 햄버거 메뉴 하나가 12000원이 넘었습니다. 한국에 비해 2배 가량 비쌌습니다. 그래도 식당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저렴하지 않을까 싶어 가슴이 조마조마했지만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오슬로 대성당을 지나 메인 스트리트인 카를 요한스 게이트에 접어드니 상점들이 늘어선 차 없는 거리가 나왔습니다. 일직선의 대로 맨 끝에 왕궁이 보였습니다. 


▲ 왕궁

산책 겸 왕궁까지 걸어가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해안가로 내려와 노벨평화센터 앞을 지났습니다. 노벨평화센터는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자 노벨이 창시한 노벨상의 역사를 비롯해 1901년부터 현재까지의 수상자가 안내되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보려고 했으나 입장료가 너무 비싸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사진만 한 장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안내되어 있는 노벨평화센터. 

노벨평화센터 앞에는 시청사 건물이 붉은 벽돌로 지어져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이곳 오슬로 시청에서는 매년 12월 10일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벽돌탑이 있는 건물 외관만 보면 전형적인 정부기관 건물로 보였지만, 로비 안으로 들어가면 노르웨이의 역사와 신화가 그려져 있는 벽화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스님 일행은 로비 안으로는 들어가 보지 않고 외관만 보고 지나쳤습니다. 


▲ 매년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되는 오슬로 시청. 

오후3시 무렵, 다시 숙소인 호스텔로 돌아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이동과 강연 일정으로 스텝진들도 모두 피로가 누적되어 있어서, 오후5시까지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 스텝진 모두 달콤하게 휴식을 가졌습니다. 오후7시부터 강연이 열리는 오슬로 문화센터(Litteraturhuset) 건물로 가서 강연 준비 담당자인 조주형씨를 만나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 노르웨이 오슬로 강연이 열린 문화센터, Litteraturhuset 

오늘 노르웨이 오슬로 강연은 총 55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습니다. 준비한 40개의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앉은 분들도 10명이 넘을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노르웨이에는 아무런 인연이 없어서 사람들이 적게 올 줄 알고 자리를 적게 준비했다” 며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오슬로 강연에서는 총 7명이 스님께 질문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현재를 살 수 있는지 묻는 분, 작년에 명상수련을 배웠는데 해외에서 스승도 없이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할지 묻는 분, 어떻게 살아야 좋고 싫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묻는 분, 아이가 수학을 잘못하고 자꾸 저항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문뜩 문뜩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부모님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 답답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직장도 갖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많은 것이 이뤄졌는데도 마음 속에는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다고 묻는 분 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해외에서 생활하며 문뜩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20대와 30대를 보내면서는 직장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산다고 외로움을 못 느꼈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 와서 시간적으로 여유롭고 아이도 크고 하니까 문뜩 문뜩 외롭다는 느낌이 자주 듭니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형제가 있고 다 있지만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 지혜롭게 넘어가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현대인을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하죠. 많은 사람과 몸을 부딪치고 사는데 고독하다, 결혼해서 남편과 살을 맞대고 사는데 고독하다 하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산속에서 혼자 살아도 마음의 문을 닫고 있지 않으면 외롭지가 않아요. 나무 하고도 대화하고 새 하고도 대화하고 자연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살을 섞고 살아도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외롭습니다. 남편의 돌아선 등이 마치 성벽처럼 느껴집니다. 



한마디로 진단하면 질문자가 지금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잘못이 아니에요. 바쁜 남편이나 가족이 볼 때는 ‘호강에 받쳐서 요강을 깬다’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네요. 편하니까 쓸데없는 걱정을 다한다 이렇게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본인도 바쁘면 외로움을 못느껴요. 그런데 한가하면 느껴지게 되거든요. 눈 감고 명상을 하면 망념이 일어나는 증상과 같습니다. 보통 우리는 의지로 이것을 억압하기 때문에 자신이 굉장히 도덕적인 인간 같습니다. 그러나,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이거나 꿈속에서는 억압된 심리가 그냥 일어나서 외간 남자도 만나게 됩니다. 그것처럼 심리가 억압이 되어 있어서 못 느겼는데 한가해지니까 이런 것이 나타나는 겁니다. 바쁘다는 것은 억압이 되어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외롭다 하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 그럴까요? 질문자가 ‘지금 좀 마음의 문을 닫고 있구나’ 자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직장을 가던지 생활을 바쁘게 해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명상을 통해서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편안할 수 있게 해보세요. 제일 중요한 것은 ‘내 까르마가 외로워하고 있구나, 내가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고 있구나’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지금 질문자는 자기 생각에 좀 빠져 있어요. 남편과 아이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 좀 필요해요. 꼭 불만이 있어서 마음을 닫고 있는 건 아니고, 질문자가 어릴 때 이런 심성이 형성된 것입니다. 우리의 심리적인 근저는 주로 어릴 때 형성됩니다. 엄마의 성격을 닮거나 아니면 어릴 때 자란 환경이 자신의 무의식 세계를 형성하고, 이것이 평생 삶의 심리적 근저에서 작동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첫째, 이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를 알아야 됩니다. 



둘째, 외로움이라는 것은 노르웨이에 와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남편이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다만 내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수행을 통해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이냐 이게 문제죠. 만약 기도를 한다면 이렇게 해야 되요. ‘저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자꾸 자기 암시를 주세요. 그러면 편안하다는 자기 암시와 편안하지 못한 자신의 현실 사이에서 늘 충돌이 일어날 거예요. 편안하다고 기도하는데 현실은 늘 편안하지 못하죠. 그래도 계속 절을 하면서 ‘감사합니다. 저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자꾸 자기 암시를 끝없이 해보세요.” 

질문한 여성분은 스님 말씀대로 실천해볼 것을 다짐하면서 “감사합니다” 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을 마무리 하시면서 참석한 교민 분들에게 격려의 말씀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하셨습니다. 



“여기 와서 ‘힘든다’ 이런 생각은 가급적 하지 마세요. 100년 전에 태어났으면 노르웨이를 구경이나 한번 해봤겠어요? 구경도 하기 힘든데, 나는 구경도 하고, 여기 와서 살아도 봤고, 결혼하신 분은 외국 남자와도 살아도 봤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보세요. 고국에 돌아가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잖아요. 항상 지금의 생활에 감사를 하면 심리가 안정이 되고 몸에서도 좋은 에너지와 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항상 얼굴이 밝고 기분이 상쾌해져요. 상쾌해지면 아이디어도 좋게 나오고 다른 사람에게도 호감이 많이 가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하는 일도 잘 됩니다. 장사를 하거나 회사에 근무하는 내 자세가 편안하고 즐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손님이 한명이라도 더 오게 됩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좁은 공간에 바닥에 앉으신 분들도 많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된 분위기로 즐겁게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모두들 강연을 듣고 나갈 때의 얼굴 표정이 환하게 밝아져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책 사인회를 하며 참석자들 한분 한분과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봉사자들과의 단체 사진은 봉사자가 조주형씨 한분이여서 조촐하게 함께 찍었습니다. 



스텝진들은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촬영장비와 현수막 등 짐들을 들고 오슬로의 메인스트리트인 칼 요한 게이트를 20분 가량 걸어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인 호스텔에 도착하니 밤10시가 넘었습니다. 



강연 전에 연락받기를 오슬로에 사시는 이민아 보살님이 점심 식사 접대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으나, 초대 받은 장소가 시내 외곽 지역에 있어서 다녀올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성의에 응하지 못했는데, 보살님께서 강연장으로 직접 오셔서 라면과 김치를 보시해 주셨습니다. 강연을 준비하느라 스텝들은 저녁을 먹지 못했는데, 호스텔 지하 식당에서 이민아 보살님이 보시해주신 라면과 김치로 맛있게 저녁을 늦은 시간에 먹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내일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계 100회 강연 중 열일곱번째 강연이 열립니다. 덴마크로 넘어가서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지난 날짜 소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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